지난 1일 김포공항 국내선 출국장에는 오전 7시부터 취재기자 10여명이 모였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광주 방문에 동행하기 위해서였다. 손 전 지사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기삿거리도 없을 텐데 왜 이리 많이 왔어”라고 했다.
손학규 2일 손 전 지사의 대구 경북대 강연에도 취재진 10여명이 몰려왔다. 1주일 전만 해도 손 전 지사의 지방 일정을 동행 취재하는 기자는 1~2명에 불과했다. 들어주는 취재진이 없어 캠프측에선 “민망하다”고까지 했었다. 그러나 4월 30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캠프 관계자는“최근 며칠 동안 인터뷰 요청이 몰려 정신이 없다”고 했다.
언론의 관심만 늘어난 게 아니다. 범여권에 속하는 정치인들의 면담 요청도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정 전 총장의 불출마선언 전까지만 해도, 손 전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 경력을 들어 접근을 꺼려하던 범여권의 중진들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범여권은 지난 3월 19일 탈당 직후에는 “환영한다”며 반겼지만, 실제 손 전 지사를 지지하는 행동은 거의 없었다. 손 전 지사가 범여권 인사들과의 접촉에 소극적이었던 것도 이유였지만, 범여권 내에서도 “정체성이 맞지 않는다” “뿌리가 다르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김부겸·신학용·정봉주 의원 등 열린우리당 내 ‘손학규 지지’ 의원들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손 전 지사는 아직 범여권과 접촉을 삼가고 있다.‘지금 당장 범여권과 접촉하는 것은 오히려 역풍(逆風)을 부를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라고 한다. 한 측근은 “지금은‘손학규라는 상표가 붙은 정치 세력’을 만드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한편 손 전 지사는 이날 경북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범여권의 통합 움직임에 대해 “적당히 합종연횡하고 옷 갈아입자는 것인데,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적당한 판짜기에 의한 정계개편인 것을 (국민들이) 알면 한나라당에게 패할 게 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