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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국토부 장관의 '집값 계산'…서울 40% 더 내려야 한다

등록일: 2022-09-28 06:39

< 국토부 장관의 '집값 계산'…서울 40% 더 내려야 한다 >
국토부 장관의 '집값 계산'…서울 40% 더 내려야 한다
"재건축 규제 등을 정상화해 주택 공급을 꾸준히 늘리고 집값 하향 안정 기조가 유지될 수 있게 하겠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58)이 현재 집값이 적정 가격보다 상당히 높은 편이며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거래 활성화나 수요 진작을 위한 인위적 개입보다는 공급을 가로막는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다.

이날 원 장관은 "현재 서울의 PIR(가구소득대비주택가격비율)가 18인데, 이게 10~12 정도로 떨어져야 정상"이라고 강조했다. PIR은 주택 가격을 가구당 연 소득으로 나눈 지수다. 서울의 PIR이 18이란 건 평균적으로 18년 치의 소득을 모아야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를 10~12 수준으로 낮추려면 집값이 지금보다 30~40% 더 내려가야 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였던 2017년 6월의 서울 아파트 PIR가 12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집값 내림세가 뚜렷해지고 있는데.  
"아직 하향 기조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이다. 시중의 호가는 아직 너무 높고 수요자들은 집을 사는 걸 미루거나 관망하고 있다. 결국 금리 상승 흐름이 어디에서 멈출지 확인하기 전까지는 매수 심리가 살아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당분간 이런 집값 하락 추세는 불가피하지 않나 싶다."
집값의 적정 수준을 어느 정도로 보나.

"적정가를 판단하는 기본적인 요소는 가구소득대비주택가격비율(PIR)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지나치게 높은 상황이다. 우리가 25살부터 60살까지 일을 한다고 가정하면 35년 정도의 소득이 있는 건데, 35년 소득의 18년 치가 집에 들어간다는 것은 평생 소득의 절반이 고스란히 집을 구매하는 데 쓰인다는 의미다. 이런 사회는 지속 가능한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득이 더 올라가든지 집값이 소득 대비 일정한 범위를 유지를 해줘야 한다. 주거 비용은 소득의 20% 정도, 35년 평생 소득에 대해서도 10~12년 치 정도가 집값 상승기의 자산 가치라고 판단한다. 현재 너무 높기 때문에 일정한 수준의 하향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거래 절벽으로 집값이 급락할 경우 관련 산업 위축 등 부작용을 부를 우려도 있는데.
“거래 위축 역시 당분간 불가피하다고 본다. 매도자들은 앞으로 주택 가격에 대해서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고, 또 한편으로는 보유 중인 집을 팔고 다른 집으로 갈아탈 유인 역시 뚜렷하지 않다. 이런 과정에서 정부는 인위적인 거래의 활성화 내지는 수요 진작 정책을 펴기보다는 그동안 가격 상승 등 시장을 자극할 우려 때문에 매우 방어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었던 여러 가지 제도와 규제를 정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수요와 공급의 원활한 작동으로 가격이 균형점을 찾을 때 거래가 다시 활발해질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기간이어야 한다. 계속 미끄럼틀을 타고 있는데 맞춤 대책을 내놓는다는 것 자체가 큰 효과가 없고, 또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장은 (적정)가격을 발견하는 자기 정화 기능이 있다는 게 내 소신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장관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하고 있다
시장 개입은 없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되나.
“그렇게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그동안 공급이 인위적으로 억제됐던 건 서울의 정비사업 물량이다. 지나치게 (개발이) 억압돼 있었기 때문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 안전진단 등 규제를 정상화해야 한다.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 27만 가구에 달하는 30년 이상 주택, 1기 신도시 등에 대해서 기간을 두고 예측 가능한 것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규제를 정상화할 때다.”

재건축 규제 완화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2006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이 도입된 이후 많은 상황 변화가 있었다. 집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에 면제 시점, 면제 기준, 누진 구간 등에 대해서는 조정을 해 줄 필요가 있다. 재초환이 전국의 집값을 선도하는 서울의 재건축 과열을 누르기 위한 제도였는데, 오히려 지방의 재건축이 제약을 받는 문제도 나타났다. 이번 개편안을 통해서 지방은 좀 더 두텁게 혜택을 주고, 장기보유 1주택자에도 감면 혜택을 좀 더 줄 필요가 있다. 주거의 질이 높아져야 하므로 안전진단에서 구조 안전 비중을 낮춰야 한다. 일련의 정책은 재건축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 정비 물량의 지역별 편차도 큰데, 지방자치단체가 수급 조절을 할 수 있도록 판단 기능을 중앙 정부와 나눠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정부에서 공시가격 급등에 납세자들의 불만도 커진 상황이다.

"세금을 올릴 때는 국회에서 법률로 올리도록 하는 조세 법률주의를 회피하고, 국토부 내 지침으로 세금을 올리는 역할을 했다. 목적 외 전용되는 제도들은 모두 정상화해야 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윤석열 정부 첫 부동산 대책인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 대책을 통해 정부는 임기 동안 전국에 270만 가구에 달하는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뉴스1]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윤석열 정부 첫 부동산 대책인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 대책을 통해 정부는 임기 동안 전국에 270만 가구에 달하는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뉴스1]

8·16 부동산 대책에서 밝힌 임기 내 270만 가구 주택 공급은 가능한가.
“270만 가구 자체는 무리한 게 아니다. 문제는 '건설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고 있는데 어떻게 가격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공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느냐'인데 사실 고민이 많다. 원자재 가격 상승, 금리 인상이 1~2년 이어지게 된다면 민간 공급은 상당히 위축될 수 있다. 270만 가구 공급 약속은 인허가 등 공급 여력을 만들어 놓겠다는 것인데, 만약 민간 공급이 위축된다면 저소득층, 청년 무주택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공 분양이나 임대 물량의 공급 시기를 조정하는 역할을 국토부가 할 수 있다. 이후 금리가 내려가거나 안정이 되고 민간 개발의 사업성이 높아지면 공급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본다.”

정책 주도권을 놓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대립각이 있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반지하 문제나 택시 대책 등에서 대립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는데, 서울시는 서울의 입장에서 얘기하는 것이고, 국토부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을 바라보고 다른 제도들과 맞물려 있는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 지금은 서로가 할 수 있는 것을 이야기하고, 이견을 조율해 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대립각을 세우거나 견해차가 심각한 건 전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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