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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30년간 ‘청룡의 품격’ 세운, 최초이자 최고인 김혜수
30년간 ‘청룡의 품격’ 세운, 최초이자 최고인 김혜수
이재익의 노래로 보는 세상
최초의 영화가 무엇인지는 꽤 많이 알려졌다. 프랑스의 뤼미에르 형제가 카페에 사람들을 모아놓고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 ‘승강장에 도착하는 기차’ 등 채 1분이 되지 않는 기록 영상을 상영했는데 1895년의 일이다. 그렇다면 최초의 뮤직비디오는 뭘까? 비틀스의 노래 ‘페이퍼백 라이터’로 알려져 있기도 한데, 그보다 3년 먼저 1963년에 디온 디무치라는 가수가 발표한 ‘루비 베이비’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검색된다. 1920년대부터 볼 수 있었던 영화 속 노래 부르는 장면이나 대사 없이 노래만 나오는 디즈니 애니메이션도 뮤직비디오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대중음악에 따로 영상을 입힌다는 일반적인 개념의 뮤직비디오라고 하긴 어렵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최초의 뮤직비디오는 무엇일까? 이건 기록이 분명하다. 1985년에 발매된 조용필 8집의 ‘허공’. 그리고 그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은 당시 16살(!) 신인 배우 김혜수였다.

24일 ‘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그동안 행사의 주인공은 상을 받는 영화인이었으나 이날만큼은 사회자가 주인공이었다. 김혜수는 1993년부터 청룡영화상 시상식 사회를 맡았다. 무려 30년이다. 청룡과 함께한 모든 시간은 영화인으로서 기쁨이자 영광이었다고 소회를 밝힌 그는 우리 영화를 응원하고 사랑해주는 팬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경력이자 우리 영화사의 색다른 페이지 한장을 그렇게 마무리했다.

내가 시나리오를 쓰거나 각색을 맡았던 영화에 김혜수가 출연한 적은 없지만, 생각지도 못한 자리에서 그를 만난 적 있다. 아주 오래전 꽤 오래 연출했던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였던 방송인 허수경 누나의 아기 돌잔치에 그가 참석한 것이다. 장소는 해산물 뷔페식당. 음식을 담은 접시를 들고 가다가 김혜수와 부딪칠 뻔했다. 청바지와 폴로 셔츠 차림에 화장기도 거의 없는 모습이었으나 단숨에 그를 알아보았다. 누군가 인사를 시켜줬고 우리는 인사를 나눈 뒤 각자 자리로 돌아가 그 뒤론 마주친 일이 없었다. 그날 옆 테이블에 앉은 김혜수를 보며, 우리 시대 최고의 여자 배우는 김혜수일 거라 생각했다.

조용필 ‘허공’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유튜브 갈무리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1980년대 최고의 스타 중 한명이었던 김혜수는 함께 인기를 누렸던 청춘스타들이 왕년이라는 이름의 하늘 저편으로 저무는 동안에도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최연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겨준 이명세 감독의 ‘첫사랑’부터 시작해, ‘짝’ ‘닥터봉’ ‘분홍신’ ‘장희빈’ ‘타짜’ ‘스타일’ 등 영화와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장르를 넘나들었다. 이 작품들이 전부 30대까지 이뤄낸 성과다. 김혜수의 40대는 20대와 30대보다 더 화려했다. 천만 영화 ‘도둑들’, 역시 천만명 가까운 흥행을 기록한 ‘관상’, 코믹 연기를 선보인 드라마 ‘직장의 신’, 형사 역을 맡은 ‘시그널’, 금융전문가로 변신한 ‘국가부도의 날’ 등 세상의 모든 직업을 섭렵할 기세였다. 50대가 되어서도 기세를 멈추지 않고, 변호사가 되었다가(드라마 ‘하이에나’) 판사로 임용되었다가(드라마 ‘소년심판’) 국모의 자리에 오르고(드라마 ‘슈룹’) 밀수꾼으로 바다를 누볐다(영화 ‘밀수’). 이쯤 되면 누가 반박할 수 있을까? 우리 시대 최고의 여자 배우가 김혜수라는 주장을.

최고는 반박할 수 있으나 최초는 반박할 수 없다. 우리나라 최초의 뮤직비디오에서 조용필은 사진관 주인으로, 김혜수는 손님으로 나온다. 사진을 찍다가 서로한테 반한 둘이 데이트를 즐기는 내용인데,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영감이 되었을까 싶은 설정도 흥미롭고 20살이나 많은 조용필과 천연덕스럽게 연인 설정을 소화해내는 당시 16살 김혜수의 모습도 탄성이 나온다. 잠깐 노랫말을 보자

‘꿈이었다고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아쉬움 남아
가슴 태우며 기다리기엔/ 너무나도 멀어진 그대
(중략) 스쳐버린 그 날들 잊어야 할 그 날들
허공 속에 묻힐 그 날들’

30년이란 세월은 허공 속에 묻기에 너무 길다. 이제 청룡영화상 진행을 하는 김혜수를 볼 수 없다니, 노랫말처럼 아쉬움이 가득하다. 간청한다. 비록 진행자 자리에서는 내려왔지만 앞으로 30년 더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그를 보고 싶다고. 상을 받으러 혹은 주려고 혹은 특별한 손님으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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